전체 글14 (사이버불링, 디지털포렌식, 학교막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폭력)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흘려야 할 친구들이 오히려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면, 그게 얼마나 소름 돋는 장면인지 상상이 가십니까. 영화 막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은 바로 그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집단 괴롭힘 끝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여고생 지은이, 그리고 그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탐정 설중경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제 학창시절이 계속 떠올랐습니다.사이버불링, 익명 뒤에 숨으면 괜찮다는 착각일반적으로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은 오프라인 학교폭력보다 가볍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사이버불링이란 인터넷, 메신저, SNS 등 디지털 매체를 통해 특정인을 반복적으로 괴롭히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직접 손을 쓰지 않으니 죄책감이 덜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 2026. 5. 11. 끝장 수사 (실화 사건, 오판 수사, 경찰 현실) 경찰서 앞을 지나칠 때마다 저는 괜히 마음이 든든해지는 편입니다. 생각해보면 불법, 교통 정리, 마약, 사기, 보이스피싱, 치매 어르신 수색, 아동 실종까지 안 하는 일이 없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다가 영화 하나를 보게 됐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습니다.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점이 더 마음에 남았고요.실화가 더 무서운 이유: 오판과 허위 자백영화 끝장 수사는 네 가지 실제 사건에서 뼈대를 가져왔습니다. 그중 제가 직접 찾아보다 가장 충격받은 건 하시카가 사건이었습니다. 1990년에 4살 아이가 살해당했고, 버스 기사 한 명이 범인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17년을 복역한 뒤, DNA 감정 결과 그 사람은 범인이 아니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17년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 중 1.. 2026. 5. 11. 신의 악단 (북한 배경, 찬양단, 휴머니즘) 북한에서 예수쟁이를 단속하던 보위부 소속 소좌가 찬양단 책임자가 됩니다. 이 설정 하나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헛웃음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웃음 뒤로 묘하게 마음이 걸렸습니다. 북한이라는 나라, 저도 살면서 한 번도 안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영화 한 편을 통해 그 안의 사람들을 들여다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북한 배경이 만들어낸 역설, 찬양단의 탄생영화 은 대북 제재(對北制裁)라는 실제 국제 정치 상황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대북 제재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국제 사회가 북한에 부과한 경제·외교적 압박 조치를 말합니다. 이 제재로 돈줄이 바짝 마른 북한이 2억 달러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내건 조건이 있습니다. 평양에 교회 두 곳을 짓고 .. 2026. 5. 9. 정글 생존 (정글 탐험, 극한 생존, 구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아무런 계획 없이 낯선 오지로 떠난 청년이 정글 한복판에서 혼자 살아남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저는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만약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그 막막함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정글 탐험, 낭만인 줄 알았다제가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솔직히 부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남자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아무도 살지 않는 오지로 떠나는 탐험이었으니까요. 이스라엘에서 3년에 걸친 군 복무를 마친 요시는 무언가에 쫓기듯 남미의 오지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정글 가이드 칼을 만나고, 아마존 정글 깊숙이 들어가는 탐험이 시작됩니다.처음에는 정글 트레킹(jungle trekking), 즉 비.. 2026. 5. 9. 굿포춘 (아지, 삶의교환, 행복) 월말이 다가올 때마다 통장 잔액을 확인하는 손이 괜히 느려지는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매달 수입이 들어오고, 적금이 빠져나가고, 생활비가 지출되고 나면 남은 숫자를 멍하니 바라보곤 합니다. 그 숫자가 곧 제가 이달을 버텨낸 증거처럼 느껴지더라고요. 2026년 개봉한 영화 굿포춘은 바로 그 감각에서 시작합니다.아지의 삶 — 버티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아침에는 배달, 오후에는 마트 아르바이트. 주인공 아지의 하루는 쉬지 않고 돌아가지만 정작 잠을 자는 곳은 집이 아니라 차 안입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꽤 오래 멈췄습니다. '버티는 삶'과 '사는 삶'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싶었거든요.여기서 주목할 개념이 바로 워킹 푸어(Working Poor)입니다. 워킹 푸어란 일을 하고 있.. 2026. 5. 8. 더 보트 영화 (안개 속 요트, 무한 루프, 생존 스릴러) 낚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바다 위에서 이상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저도 배를 타고 나갔다가 안개가 짙어지는 순간, 문득 '저 너머에 뭔가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영화 '더 보트'는 바로 그 찰나의 불안을 127분짜리 긴장감으로 끌어올린 작품입니다.안개 속 표류, 그 첫 순간이 주는 공포낚시를 즐기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날씨가 조금만 바뀌어도 바다 위는 전혀 다른 공간이 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봤는데, 갑자기 안개가 밀려오면 10미터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파도 소리와 엔진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없고,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확 옵니다.영화 '더 보트'의 주인공은 바로 그런 상황에서 정체불명의 요트를 발견합니다. 아무도 없는.. 2026. 5. 8. 이전 1 2 3 다음